심상치 않은 미국 인플레이션의 배경과 전망
최근 세계 경제는 인플레이션이라는 도전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경제에서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는 원인과 이를 제어하기 어려운 이유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홍기빈 글로벌정치경제연구소 소장은 유튜브 강연을 통해 현재의 인플레이션을 단순한 경제학적 현상이 아닌, 역사적·구조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그의 강연 내용을 바탕으로 현재 인플레이션의 원인, 구조적 변화, 그리고 미래 전망에 대해 정리해보겠습니다.
1. 인플레이션의 역사적 맥락
홍 소장은 인플레이션이 단순히 경제학 교과서에서 다루는 총수요와 총공급의 문제로 설명될 수 없다고 주장합니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역사적 국면에 따라 그 원인과 결과, 해법이 모두 다르며,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각 시대의 경제적·정치적 맥락을 살펴야 한다고 말합니다.
- 1990년대 이후 세계화로 인해 중국이 글로벌 공급망의 중심으로 부상하면서 재화 가격은 안정되었지만, 자산 가격은 꾸준히 상승하는 구조가 나타났습니다.
- 2020년대 들어 코로나19 팬데믹과 미·중 무역 갈등 등으로 인해 글로벌 가치사슬이 붕괴되면서 인플레이션이 본격화되었습니다.
- 특히, 과거에는 미국 중심의 단일 경제 체제가 유지되었으나, 현재는 중국과 러시아 등 다양한 블록화가 진행되며 지정학적 갈등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2. 자산 시장과 재화 시장의 이중 구조
홍 소장은 지난 30년간 재화 시장은 안정된 반면, 자산 시장은 급격히 성장해온 이유를 분석했습니다.
- 재화 시장: 전 세계적인 산업 분업 체계와 중국의 저렴한 생산 비용 덕분에 물가 상승이 억제되었습니다.
- 자산 시장: 반면, 그린스펀 의장의 금리 정책과 전 지구적인 자본 이동으로 인해 자산 가격은 지속적으로 상승했습니다.
그는 이러한 현상이 특정 경제 법칙 때문이 아니라 당시 역사적·지정학적 국면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3. 기술 변화와 새로운 산업 질서
현재 진행 중인 기술 혁신은 과거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홍 소장은 AI와 전기차 등 기술 변화가 자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강조하며, 다음과 같은 점을 지적했습니다.
- 과거 2차 산업혁명 시기에는 물질적 생산성을 높이는 방식으로 가격 경쟁이 이루어졌지만, 현재는 무형자산(지식과 기술)의 독점 구축이 핵심 전략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 AI와 로봇 기술의 결합은 미래 생산성 향상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며, 이는 노동 시장과 사회 구조에도 큰 변화를 가져올 것입니다.
- 그러나 이러한 기술 혁신은 사회 불평등을 심화시킬 가능성이 큽니다. 무형자산은 본질적으로 차별적인 가치를 가지며, 이는 중산층 축소와 빈부 격차 확대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4. 새로운 시대의 도전
홍 소장은 현재를 "항로 없는 바다를 항해하는 시대"로 비유하며, 기존의 경제 질서가 무너지고 새로운 질서가 형성되는 과도기라고 평가했습니다.
- 미국과 중국 간 기술 경쟁: AI 및 에너지 전환 분야에서 두 국가 간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으며, 이는 글로벌 경제 구조를 재편할 가능성이 큽니다.
- 포퓰리즘의 부상: 기술 발전으로 인해 노동 시장에서 배제된 계층은 기존 정치 질서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며 포퓰리즘을 강화할 수 있습니다.
- 사회적 대화 부족: 한국 사회는 집단적인 토론 문화가 부족하여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협력적 접근이 어렵다는 점도 지적되었습니다.
현재 세계는 역사적으로 중요한 전환점에 서 있습니다. 인플레이션은 단순한 경제 현상이 아니라 지정학적 갈등, 기술 혁신, 사회 구조 변화 등이 복합적으로 얽힌 결과입니다. 홍기빈 소장은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가 단순히 경제 지표만을 바라볼 것이 아니라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져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이는 개인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가 함께 고민해야 할 문제입니다.
다가오는 미래에는 기술 혁신과 함께 새로운 기회와 도전이 공존할 것입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평등과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집단적인 논의와 협력이 필수적입니다. 우리는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고 있으며, 이를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따라 우리의 삶과 사회는 크게 달라질 것입니다.